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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도 평소처럼 야근이었다.
시계를 보니 벌써 8시 반.
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무실을 나서는데, 핸드폰이 울렸다.
"달 봤어? 미쳤다..."
동생한테 온 카톡이었다.
'뭐래나...'
하고 고개 들었는데,
순간 걸음이 멈췄다.
아파트 바로 위에 있어 보이는 붉은 달이었다.
그것도 엄청나게.
마치 하늘에 커다란 오렌지를 걸어둔 것처럼.
지하철역으로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회사 앞 공원으로 향했다. 벤치에 앉아 한참을 달을 봤다. 유난히 크고 붉은 달은 마치 나를 위로하는 것만 같았다. '오늘도 수고했어' 하고.
평소라면 이런 구경은 사치라고 생각했을 텐데.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마음이 동했는지 모르겠다. 아침부터 밤까지 컴퓨터 모니터만 보다가 이렇게 하늘을 보니,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다.
옆 벤치에선 누군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. 나도 폰 카메라를 꺼내봤는데... 역시나 사진으론 이 붉은빛이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. 그래서 그냥 눈에, 마음에 담기로 했다.
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자꾸 창밖으로 달을 찾게 된다.
중간중간 보이는 붉은 달이 오늘따라 내 퇴근길의 동반자가 된 것 같다.
피곤했던 하루.
근데 이 달 덕분에 조금은 특별해진 것 같다.
내일도 야근이겠지만... 오늘 본 달을 생각하면서 버텨봐야겠다.
이제 곧 집이다.
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늘을 올려다본다.
붉은 달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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